성취를 쌓아 성장을 만드는 사람
패션 분야에서 첫 커리어를 쌓은 것을 시작으로 MBA, 구글, 스타트업 지원기관, 스타트업, 스타트업 투자사, 사이드 허슬러까지 다양한 키워드를 갖고 있는 소풍벤처스 조윤민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커리어 여정에서 ‘도전’을 중심으로 때로는 넓게, 때로는 깊게 ‘성취’를 통해 ‘성장’을 이어 나가고 있는 조윤민 파트너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Scrap1: “커리어가 항상 멋있는 테마에 맞춰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지난해 9월,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에 합류해 글로벌 투자를 담당하고 있어요. 올 상반기는 주로 베트남 시장에 집중했는데요. 스타트업을 많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분기에 한 번씩 베트남 현지를 방문하고 있고, 방문 전 보통 50~60곳 정도 사전 콜을 진행하고 가는 편이에요. 상반기 동안 베트남 네트워크는 어느 정도 구축했다고 생각하고, 하반기부터는 싱가포르에 집중해 유망한 팀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커리어를 거쳐왔나요?
모든 사람의 커리어가 항상 멋있는 테마에 맞춰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고, 주변만 봐도 한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은 사람은 많이 없어 보여요. 앞으로 100세까지 산다고 하면 다른 분야로 넘어가는 경우가 최소 2~3번은 생길 것 같습니다.
대학생 때는 옷을 좋아해서 패션 MD가 되고 싶었어요. 패션 브랜드사에서 일하고 싶어서 ‘막스마라(Maxmara)’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한 10개월 정도 MD로 일해보니,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아서 지속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그만두고, 다른 일을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벤츠 딜러사인 ‘더클래스 효성’에 이직해 4년 정도 마케터로 근무했어요. 서른 살 정도가 되었을까요. 앞으로도 계속 직장 생활을 하는 게 맞을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다 퇴사하고 MBA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엄청난 이유가 있었다기보단 글로벌한 삶을 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해외에 연고가 없다 보니, 유학을 가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했어요. 고민 끝에 인시아드(INSEAD)에서 MBA 과정을 밟았어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루이비통 코리아 마케팅 헤드로 다시 일을 시작하던 중 뒤늦게 구글 합격 소식을 받게 되면서 싱가포르로 넘어가게 됐어요. 당시 구글에 합류할 때는 ‘여기가 내가 직원으로 일하는 마지막 회사’라고 생각하고, 구글에서 나오면 창업해야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오히려 이직에 대한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구글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MBA를 준비했을 당시 불안감은 없었나요?
다행히 불안감은 별로 없었어요. 유럽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로망 같은 게 있었거든요. 그리고 이미 결정했으니, 걱정보다는 오히려 잘 준비해서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Scrap2: “그 프로젝트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니 뿌듯한 마음입니다”
처음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국내와 다른 업무 환경, 문화, 언어 등 여러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싱가포르는 워낙 여러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영어를 사용해서 상대적으로 소프트 랜딩 하기 좋은 곳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영어로 커뮤니케이션 할 때는 온 신경을 집중하고, 생각도 많이 하니까 몇 배로 피곤했죠. 특히 구글에서는 사내에서 사용하는 단어나 약자들이 많아 처음에는 물어가며 일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사실 언어보다는 문화가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이를테면 동료와 대화 중 네이티브라면 잘 아는 과거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와요. 리스닝도 어렵지만, 실제 알아들어도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는 거죠. 같은 문화를 향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꼈던 것 같아요.
구글 싱가포르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담당했나요?
당시 구글 APAC은 싱가포르에 오피스가 하나 있었고, 직원이 150명 정도 있었을 시기에요. 저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팀에 속해 주로 여러 국가에 구글 오피스를 오픈하는 일을 담당했어요. 합류 후 첫 프로젝트였던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이후 2년 동안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다양한 곳에 구글 오피스를 오픈했습니다. 매니저와 저뿐인 작은 팀이었는데, 매니저와 합이 잘 맞아서 정말 재밌게 일했어요.
이후 한국으로 근무지를 옮겼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처음부터 한국으로 근무지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요. 구글 싱가포르에서 일한 지 4~5년이 지났을까요. 당시 텔아비브, 런던 등에서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었고, 한국도 오픈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죠. 그동안 구글의 20% 프로젝트(개인 업무 시간의 20%를 자신의 원하는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구글의 제도)로 여성 창업가를 도와주는 일을 꾸준히 해왔을 정도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해당 포지션을 살펴보니 너무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인터뷰 과정을 거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Campus Seoul’을 런칭했어요. 이후 한국과 아시아 스타트업 프로그램 총괄을 맡아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APAC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여러 일을 진행했습니다.
구글에 10년 넘게 일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구글 싱가포르 SMB 마케팅팀에서 일하던 때, ‘디지털 구글 이그나잇(Digital Google Ignite)’이라는 프로그램 런칭을 위해 태국에서 6~9개월 정도 진행한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구글의 디지털 광고를 팔아야 하는데, 정작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교육을 통해 인력을 양성해 보자는 방향을 세웠고, 열 개 넘는 태국의 대학들과 협력해 제품 교육 세션을 정규 수업 과목에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죠. 이를 위해 현지에서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피칭도 정말 열심히 다녔었어요.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해당 프로그램이 중단된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보니 지금도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당시 프로젝트 진행 과정이 재밌어서 기억에 남는데, 심지어 아직 이어지고 있다니 더 뿌듯한 마음입니다.
또 한 가지는 아이오프너(eye-opener)가 되었던 경험이에요. 구글의 큰 이벤트인 ‘Grow with Google’, ‘여성 창업가 프로그램’을 위해 파키스탄에 3~4번 정도 방문한 적이 있어요. 위험 지역이라 떠나기 전 교육을 받고, 보디가드도 출장에 동행하곤 했죠. 평소에 쉽게 방문하기 어려운 곳이라 출장을 가는 과정 자체도 새로웠지만, 현지에서 구글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환대받았던 것이 흥미로웠어요. 사진 촬영을 요청받기도 했고, 구글을 소개할 때면 참여자들의 눈빛이 너무 반짝거렸죠. 새로운 곳, 새로운 시장이라는 점을 넘어, 구글의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 창업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컸던 것 같아요.
글로벌 기업에 잘 맞는 성향이나 역량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글로벌 기업 전체를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구글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Be Friendly But Professional’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혼자 일하는 경우보다 크로스 펑셔널(Cross Functional)한 일이 더 많은 편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 관계를 잘 맺는 게 중요해요. 함께 잘 해내려면 기본적으로 친화적(friendly)이어야 하는데요. 동시에 맡은 업무를 끝까지 책임져 결과를 내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도 중요해요. 프렌들리하다고 해서 각자의 일을 대하는 태도가 느슨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웃으면서 일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업무 태도나 결과에는 냉정하다는 얘기죠. 언뜻 보면 프렌들리와 프로페셔널이 연결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crap3: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죠”
현재는 소풍벤처스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는데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일을 오래 해오면서 ‘스타트업 투자’ 관련한 일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구글 다음으로 커리어를 고민할 때 투자 업무도 옵션 중 하나였고요. 워낙 투자사와 협업도 많았고 스타트업 생태계 내에서 가까이 마주하다 보니,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소풍벤처스의 파트너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투자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고, 재밌게 일하고 있어요.
좋은 투자자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VC 업무에서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Decision Making’(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빠른 속도로 변하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무엇이든 남들과 상관없이 스스로 결정해나가려면 결국 나만의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글로벌 투자를 위한 명확한 기준들을 세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다가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C-Level로, 지금은 스타트업을 ‘투자’하는 역할까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전반의 역할을 경험했어요. 스타트업이라는 키워드는 일맥상통하지만, 각 역할에는 구분되는 차이가 있었을 것 같아요.
먼저 스타트업 지원 측면에서는 사람들 간 네트워킹을 만들고,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연결하는 일이 많다 보니 중간 역할을 잘하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투자 측면에서는 금융적인 지식이나 자본주의적 사고가 더 필요한 것 같고요. 투자라는 말 그대로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에 투자 수익률이나 펀드 비즈니스 등에 대해 구조화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반면 스타트업은 지원기관이나 투자사와는 다른 성격인 것 같아요. 우선 회사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특히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시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이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커리어 변화를 결정할 때 어떤 것들을 중점에 두었나요?
기본적으로 내가 흥미 있는 영역인지, 산업이 얼마나 성장하는지 보는 것 같아요. 제가 구글 싱가포르에 가고 싶었던 이유도 이머징 인더스트리(emerging industry)에서 산업이 성장하는 걸 경험해야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고 봤기 때문인데요. 당시 동남아시아에 갔던 선택이 제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스타트업 CBDO, 현재 소풍벤처스 파트너를 하는데도 연결점이 되었고요. 현재 구글에서 다시 스타트업에 더 가깝게 들어온 것도 계속 성장하고 있는 곳이기에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겠다고 봤어요. 마지막으로 업무를 할 때는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낼 때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에요. 구글에서는 다양한 지역에 새로운 오피스를 런칭하는 일을 맡아 즐거웠고, 현재 소풍벤처스에서는 새롭게 글로벌 투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거워요.
지금까지 국내외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해오며 느낀 ‘일을 잘하는 사람'에 대한 기준이 궁금합니다.
기본적으로 아웃풋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단순히 무엇을 끝냈다는 의미를 넘어서,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죠. 더 나아가 개인, 팀, 조직 차원에서 다음에 필요한 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인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은 보통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뛰어나서 모두가 좋아하는 동료더라고요. 예전에 일을 정말 잘한다고 생각한 동료가 있었어요. 훌륭한 결과를 내는 건 물론이고, 팀과 동료에게 필요한 어젠다를 빠르게 캐치해 적절한 이니셔티브까지 제안하던 역량이 기억에 남아요.
다른 동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동료의 관점으로 보면 심플한 것 같아요. 결국 목적 집단에서 일을 함께하고 있으니 단순히 좋은 사람보다는 ‘일의 결과’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일 외적으로는 유머러스한 사람도 되고 싶네요.(웃음)
Scrap4: “목표를 달성하다 보니 4년이 금방 지나더라고요”
구글에 다닐 때, 사이드 프로젝트로 부티크 맥주 편집숍 ‘세탁소옆집’을 오픈해 많은 주목을 받았어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업계에서 친해진 동료와 술을 자주 마시러 다녔어요. 둘 다 글로벌 기업에서 커뮤니티와 연관된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았고, 외국에서 누군가 방문할 때 저희가 호스트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그때마다 여기저기 장소를 찾고 돌아다니다 보니, 이럴 바에 우리가 직접 프라이빗한 맥주 가게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었죠. 친구의 맥줏집을 빌려 하루 운영해 봤는데 매출이 꽤 잘 나오더라고요. 이를 계기로 빠른 속도로 오픈을 준비하게 됐어요. 8월쯤 이야기를 나누고, 9월에 결정한 후, 10월에 바로 계약을 맺었죠.
사실 처음에는 1년만 해보는 걸로 시작했는데, 하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그렇게 4년을 운영했습니다. 폴인에 창업기를 연재하는 것, 2호점을 오픈하는 것, 자체 맥주를 만들어보는 것, 경험담을 책으로 출간하는 것까지 매년 큰 마일스톤을 정했고,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다 보니 4년이 금방 지나더라고요. 돌이켜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도했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아마 사활을 걸었더라면 스트레스가 정말 컸을 것 같아요. 이후 각자 본업에서 중요한 업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만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해 종료하게 되었어요.
Scrap5: “어떤 지점에서 마침표를 찍었을 때 비로소 성장이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
개념적으로는 하기 힘들었던 것, 또는 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을 해냈을 때 같아요. 다시 말해 못할 것 같았던 일이나 새로운 일을 해냈을 때 비로소 성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래에는 성장했다고 느낀 때가 스타트업 CBDO(최고사업개발책임자)로 일했던 시간 같아요. 구글에서 나와 스타트업 C레벨로 합류해 팀을 이끌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 경험이었는데요. 어려운 과정도 많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함께 성장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관점에서 현재 소풍벤처스에서는 조금씩 성장을 향해 가는 것 같아요. 조직에서 글로벌 투자를 담당하며 해외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로는 제가 처음이었고, 그동안 쏟아부은 노력과 시간을 통해 이제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성장과 성취는 또 다른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작은 성취에 불과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꾸준하게 쌓여 투자자로서 자리를 잡게 되면 비로소 성장했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결국은 어떤 지점에서 마침표를 찍었을 때 비로소 성장이 있는 것 같아요.
언제 행복을 느끼는 편인가요?
서핑, 클라이밍 등 취미 생활에서 느끼는 즐거움 혹은 업무 성취를 통해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행복이라는 극단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과 함께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무언가를 함께 할 때 행복을 느끼는 편이에요.
힘들고 지칠 때 동기부여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주로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클라이밍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온몸의 근육을 다 쓴다는 점에서 제게 잘 맞는 운동인 것 같아요. 클라이밍은 못하는 모습을 다 드러낼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보니, 함께 배우는 사람들과 서로의 모습을 보며 친해지게 되더라고요. 최근에 즐기고 있는 서핑도 비슷한 것 같아요. 지금은 업무적으로 관계없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나눌 때 해소가 되고 있어요. 업무상 이슈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양한 시각이나 관점이 들어오게 되는데요. 이때 다른 시선으로 현재 마주한 문제를 바라보면서 자연스레 해결되는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삶을 돌아봤을 때 특정 장면을 스크랩한다면, 어떤 장면을 남기고 싶나요? 제목과 배경음악도 골라주세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창업한 ‘세탁소옆집'의 1주년 장면을 남기고 싶어요. 단골손님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1주년 파티를 열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이후에 가게를 정리했을 때 모두 ‘잘 놀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요. 그 1주년 파티가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잘 놀았던’ 4년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인 것 같아서 스크랩해놓고 싶어요. 스크랩의 제목은 ‘정말 잘 놀았다!’, 배경음악은 당시 매장에서 자주 틀던 Jack Back의 ‘(It Happens) Sometimes’로 할게요.
커리어적인 관점에서 한 장면을 더 꼽아보자면 제게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 준 인시아드(INSEAD)의 경험을 남기고 싶습니다. 당시 경험이 제가 글로벌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중간 역할을 해주었고, 지금까지 많은 도움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돌이켜 보면 개인적으로 좋은 선택을 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크랩의 제목은 ‘글로벌의 시작’, 배경음악은 당시 인기가 많았던 ‘강남스타일'로 정하고 싶어요.
그의 20년의 커리어 속에는 수많은 선택과 도전, 성취와 성장이 쌓여있었습니다. 멈추지 않고 새로운 성취를 쌓아가고 있는 그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